사이비로 마음수련하지 마라

커피 한잔 하고 싶어지는 가을날

요즘에는 제가 얼마나 사이비로 마음수련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건지.

한눈 팔다 크게 사고 날뻔한 사연
추석이라고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그날 인라인을 배우겠다며 인라인을 가져온 조카가 있었습니다. 같이 타자고 하도 졸라서 도와주겠다며 함께 한강변으로 나갔습니다. 귀찮은 마음도 많았습니다.
인라인 타는 게 익숙하지 않아 자주 넘어졌습니다. 그때마다 옆에 붙어서 잡아주고 잡아주고 했습니다. 역시 성가시다는 마음이 한켠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그만, 꽈당 크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앞에서 자전거가 달려오고 있었고, 자칫 했으면 큰 사고가 날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놀랐는지. 내 일이 아니면 귀찮아하고, 대충 하는 성의 없는 제모습이 들여다보였고, 조카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사이비 마음수련 하는 내 자신 돌아보기

내가 베푼 호의가 불편했다는 그 사람
“저한테 그렇게 안 해주셔도 돼요. 그렇게 해주면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감기가 심하게 걸린 거 같아서 걱정되는 마음에 이것저것 챙겨주었습니다.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부담스러웠다는 이야기를 건네왔습니다.
그런 반응에 바로 섭섭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기껏 지 생각하고 해줬더니 하는 마음 말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했습니다.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닌데, 그렇게 챙겨주는 게 말입니다. 저도 반대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늘 부담스러워했는데 말입니다.
안쓰럽다는 생각에, 자기 만족을 얻고자 한 행동에 불과했습니다. 마음수련 사이비 한다는 그 말이 저에게 해당되는 말이었습니다.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옛 연인
몇 년 전에 사귄 연인이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만나 호감이 생겼고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귀다 보니 첫인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착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게으른 데다가 자기 고집도 셌습니다. 누구를 사귀면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을 다 해주는 성향이 그때는 더 심했는지라,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고마움을 하나도 못 느끼는 거 같았습니다. 우연히 뒷얘기를 듣게 됐는데 정말 그 추측이 맞았습니다. 제가 베푸는 호의를 당연하게만 느끼고 있었습니다.
결국 헤어졌는데도 제 마음에서는 그 사람에 대한 원망하는 마음이 남았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사람에 대한 탓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란 것은 몇 년 전의 그 마음이 제 안에 그대로 올라오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안 보니까 잠자고 있던 마음이 보는 순간 다시 마구 올라왔던 것입니다.

편한 사람- 커피 마시며 사이비 담화

나름 수양을 하면서 살아보려고 하지만,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도인으로 통하긴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랍니까. 막상 생활 속에서 올라오는 마음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니까요. 현재 이 순간에 주어진 일을 성의있게 하지도 못하고. 정말 사이비로 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제대로 저를 성찰해봐야겠다 싶습니다. 편한 사람과 커피 한잔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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